※ 본 사례는 의뢰인의 인권 및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실제 사건을 기초로 일부 인물, 사건의 구체적 상황, 시간, 장소 등이 변경·각색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사건과의 일치 여부는 전혀 의도된 바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스토킹처벌법 보호처분, 가해자의 ‘반성’이라는 함정
“변호사님, 끝난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이 다시 저를 법원으로 끌어들이고 있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의뢰인의 목소리는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고, 가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굳게 닫혔다고 믿었던 공포의 문이 다시 열리는 듯한 절망감. 저는 그 감정의 무게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경찰 재직 시절부터 수많은 피해자들을 만나왔고, 법의 이름으로 내려진 결정이 한 사람의 일상을 얼마나 필사적으로 지탱하는지 목격해왔기 때문입니다.
의뢰인 A씨는 몇 달 전, 헤어진 연인 B씨의 끊임없는 스토킹 행위로 인해 일상이 송두리째 파괴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B씨는 A씨의 집 앞을 배회하고, 수십 통의 메시지와 전화를 퍼부으며 A씨의 숨통을 조여왔습니다. 법무법인 심우는 A씨와 함께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고, 마침내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잠정조치 2호(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및 3호(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결정을 이끌어냈습니다.
법원의 결정문은 A씨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습니다. 비로소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되었고,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가해자 B씨가 법원에 ‘보호처분 변경 신청’을 제기한 것입니다.
가해자의 반격, ‘보호처분 변경 신청’이라는 교묘한 함정
스토킹처벌법에서 ‘보호처분 변경 신청’이란, 이미 내려진 잠정조치나 보호처분이 부당하거나 사정 변경이 생겼음을 이유로 그 내용을 변경 또는 취소해달라고 가해자가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B씨는 신청서에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지난 몇 달간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쳤습니다. 순간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준 점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접근금지 명령은 저의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에 너무나 큰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부디 선처하시어 처분을 완화해주시길 바랍니다.”
얼핏 보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그럴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경찰 출신 형사전문변호사의 눈으로 볼 때, 이는 피해자의 안전을 담보로 한 매우 위험한 법적 시도이자, 스토킹 행위의 교묘한 연장선에 불과했습니다. 가해자가 ‘반성’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법의 보호망을 스스로 해체하고, 다시 피해자에게 접근할 통로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인 것입니다. 만약 법원이 가해자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보호처분을 변경하거나 취소한다면, 피해자는 다시금 예측 불가능한 공포 속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 자명했습니다.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경찰 출신 변호사의 전략적 대응
저는 A씨를 안심시키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예상 가능한 수순 중 하나입니다. 가해자들은 종종 이런 방식으로 법원을 기만하려 시도합니다. 중요한 것은 저들의 주장이 거짓임을 우리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증명해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법무법인 심우는 즉시 ‘보호처분 변경 신청 기각’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가해자의 주장을 완벽하게 탄핵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단순히 “가해자의 반성은 거짓입니다”라고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법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적 타당성으로 무장해야만 합니다.
심우의 3단계 대응 전략: 가해자의 주장을 무너뜨리고 재범 위험성을 입증하라
저희의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1단계: ‘진정한 반성의 부재’ 입증
가해자가 주장하는 ‘진정한 반성’이 허구임을 밝히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보호처분 결정 이후 가해자가 보인 미세한 행적들을 모두 수집하고 분석했습니다. SNS에 올린 의미심장한 글,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피해자의 안부를 묻는 행위 등, 표면적으로는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진 모든 행동이 피해자에게는 여전히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정리했습니다. - 2단계: ‘재범 위험성의 현존’ 부각
설령 가해자가 일정 기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재범 위험성이 소멸되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저희는 스토킹 범죄의 특성상 ‘통제’와 ‘집착’이라는 핵심 동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보호처분이 해제될 경우 억압되었던 범죄 욕구가 보복 심리와 결합하여 더욱 위험한 형태로 발현될 수 있다는 점을 유사 판례와 범죄 심리 분석 자료를 통해 강력하게 피력했습니다. - 3단계: ‘피해자의 여전한 고통과 공포’ 구체화
마지막으로, 이 모든 법적 공방의 중심에는 ‘피해자의 평온한 일상’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존재함을 재판부에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A씨가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서, 심리 상담 내역, 그리고 보호처분 변경 신청 소식을 접한 이후 다시 시작된 불면과 불안 증세 등을 상세히 담은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가해자의 ‘불편’보다 피해자의 ‘안전’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법익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제 법정에서 가해자의 위선적인 가면을 벗기고, 피해자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한 법무법인 심우의 치밀한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